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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사진 일기

10-11. Kraków(1), Poland

2015. 5. 14 - 15

 

마침내 베를린을 탈출했다. (14일 베를린에선 하루종일 먹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영 날이 안맞았음)

저녁 일곱시 무렵 출발한 버스는 새벽 네시가 되어서야 나를 크라쿠프에 내려 놓았다.

 

한국에서 알게된 K의 나라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 '갈 수 있을 때 가야지!' 하고 계획에 넣었고,

우연히도 내가 폴란드에 오는 기간에 알고보니 K도 폴란드에 올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현실이 되었다. 항상 한국에서만 만나다가 이렇게 그녀의 나라에서 함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지난 여름 한국에 방문해서 안면이 있는 그녀의 친구 P네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이래서 사람 인연은 때때로 정말 신기하다.

 

새벽 네시에 픽업은 기본, 황송하리만큼 이것저것 세세하게 챙겨주는 지라, 끝없이 감동받고 있는 중이다.

 

아니, 게다가 크라쿠프 사람들마저 너무 친절하다.

강이 흐르고, 도심에 엄청난 숲길을 갖춘데다, 때맞춘 행사에 전통의상을 입은 이들의 노랫소리를 들었고, 

길거리 공연, 솔직히 더블린보다 더 활성화 되어있다고 느껴졌다. 장르도 굉장히 다양하다. 음식? 두 말할 것도 없다.

기대도 안했는데, 길거리 걸어다니면 먹고 싶은게 너무 많이 보여서 힘들다..ㅠ

 

@ Wawel Castle

 

@ 꼭 만두같은 폴란드 전통음식 dumpling

 

 

 

 

* 크라쿠프로 오는 야간버스 안에서 거의 잠들지 않고, 책 한권을 뗐다. <은교>. 이 책 장난 아니다. 스크랩을 역대급으로 많이 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조금 남겨두어도 이번 여행 기간 안에는 다 읽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500페이지를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밤을 새워 글을 읽어보는게 얼마만인지.

 

 

두 사람만의 상점에서 서로 만나서

두 사람만의 술을 우리들은 마신다

너는 조금 나는 많이

늘 마시는 술을 마시면서

낮에 있었던 이야기며 일의 이야기

남의 소문이며 내일의 스케줄을

그리고 갑자기 어둠 속에서의 입맞춤

 

-이와다 히로시, 「미혼」에서

 

 

@ 달달구리 맥주 REDD'S, with flags

 

그래서 뭐, 난 지금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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