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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김동률 콘서트 The Concert

Rachel Lee 2015. 10. 15. 10:57

@151009 저긴 벌써 단풍이 들었다

 

 

 

 

작년 11월 1일에 보고, 근 1년만에 다시 본 얼굴, 얼굴들.

 

언제부턴가 그 분의 공연은 망설일 것도 없이 무조건 가야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번 해에는 딱 3일간,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만 진행되기 때문에 단 하루 상경을 감행한다.

 

'불이 꺼지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절로 새어나오는 나오는 탄성.

 

막이 열렸을 땐 제일 먼저 음성과 그 음성의 주인공에 시선을 두었다가,

이번 공연엔 무대의 뒤 편에 셋팅된 오케스트라, 그를 지휘하는 지휘자 이지원 님.

 

 

사실 이 두 분을 보고, 그냥 자꾸만 눈 앞이 뿌얘지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 공연을 봤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났다.

나도, 두 분에게도. 지난 열두 달은 어떤 의미를 갖고, 또 어떻게 얼마나 우리들을 변하게 만들었을까

 

자꾸 울음이 차올라서, 혼자 왔기에 망정이지, 일행을 데려오지 않은 것을 천만 다행이라 여겼다.

 

아직까지도 하늘높이와 고별의 조합.

두 노래를 교차하며 부르는데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난 힘들 때면 너의 생각을 하지

-우리의 만남에도 생명이 있어 어느새 조용히 숨 거두려 하네

다시 만날 순 없어도

 

 

노래를 따라가다보니 중간중간 너무 힘이 들어서, 다리 힘이 풀리는데

가수는 또 군말없이 폭풍 성량으로 노래해주신다. 공연이 다 끝났을 땐

기가 다 빨려서 한동안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드는 생각은

다시 만날 때까지, (어쩐지 그 기간이 꽤 길어질 것 같지만)

나도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서, 나 이만큼 자랐어요, 정말로 어른이 되었어요

하고 혼자서 짠 하고 나타나고 싶었다.

 

게스트로 온 적군과의 대화에서 카니발 앨범 작업을 하던 당시가 23,24살 일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스물세 살의 나는 마흔두 살의 나도 저들처럼 한 분야에 오래 몸담아

'내 자리' 비슷한 것들을 만들어 놓았을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조금씩 (내 기준) 평범에 가까운 일들을 기웃거리게 되면서

나도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체감하며 이대로 현실적인 어른이 되어갈지, 그래도 어떻게든 내가 바라는 답에 닿을지

알 수가 절대절대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하나를 오랫동안 하는 연습을 갈고 닦아야 겠지.

한 마디 마디 진심이 느껴지는 가수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스무 살의 수험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