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잡기
@ 150111 Parc de la Tête d'Or
어느덧 프랑스에 온지도 10일이 넘어간다. 무거운 짐가방들을 들고 호텔을 전전하던 처음 이틀과 기숙사에 들어와 행정절차를 밟고, 프랑스 은행계좌를 열고, 생활용품을 하나 둘 씩 장만해가고, 이제 어느덧 제법 사람 사는 모양새가 나는 방을 갖추게 되었으니. 그만한 시간이 흘렀나 보다. 그동안 리옹의 교통수단 4가지 트램, 메트로, 버스, funiculare를 다 타보았고, 프랑스의 체인음식점이라는 hippopotamus와 리옹의 전통 가정식요리 부숑을 먹고, 리옹박물관, Fouvière성당과 Parc de la Tête d'Or를 다녀왔다. 학교도 다니고 있고, 조금씩 cuisine에 가서 요리도 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정말 가장 기본적인 일들이고, 기본이 갖추어졌으니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테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배우고 온 불어 복습도 다 못했고, 생활에서는 불어가 많이 쓰이지만, 학교에서는 영어 프로그램을 듣기 때문에 수업도, 같이 지낼 친구들도 모두 영어를 사용한다. 지내보니 말을 한마디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가끔씩 방에 있을 때는 여기가 한국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만큼 내가 프랑스에 있는걸 지각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다. 내가 여기에 온 목표를 명확히 해야할 것 같다. 어학과 여행. 특히 어학은 내가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냥 있으면 처음 온 상태에서 그냥 영어 듣기 실력만 좀 느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니까) 결국 내가 능동적으로 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교환학생에 선발 되면 끝이 아니라 진짜 시작은 여기서 부터이다. 내가 프랑스에서 한 학기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무엇을 배웠으며 그로인해 내가 어떻게 변화할런지는 다 내가 하기에 달렸다. 여기서도 한국에서 하던 생각으로 살면 큰 발전이 없을 것 이다. 여전히 그 때의 사고관을 가지고 전처럼 좁은 사고를 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경험함으로써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10일은 사실상 본능을 충족시킬 만한 조건을 갖춘 시기라면 이제부터는 이성적으로 사고를 해야한다. 되든 안되든 일부러라도 계속 영어를 하려고 애쓰고, 많이 듣고 많은 새로운 단어를 습득해서 내가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끔. 예전에 많이 읽던 책도 여기선 읽지 않는다. 다른 책보다도 성경은 어떻게든 구해서 다 읽고 유럽을 떠나자.
프랑스어, 영어회화와 작문, 성경, 그리고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