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알바ː 주말 키즈카페에서 일하기
2013. 1. 19 ~ 2013. 5. 26
나의 첫 알바ː 주말 키즈카페에서 일하기
첫 알바 이야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을 해야지 하면서 미루다보니,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러 버렸다.
두번째 수능을 마치고, 한창 무기력하게 지내던 시절. 알바라도 해야지, 하며 틈만 나면 알바 구인구직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여러 군데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봤지만, 번번히 돌아오는 답변은 '연락 줄게요' 였다. 처음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지만, 연락이 오는 법은 없었고, 아홉번째만에 이번엔 면접을 본 당일 오후에 곧장 연락이 왔다. 그제야 나는 연락 준다는 말은 낙방임을 알았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그걸로 끝인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알바에 떨어진 터라, 내 무기력도 더 깊어져 가던 차에 받은 취직(?)통보는 아주아주 기뻤다. 그제야 나도 합격 이라는 글자를 받는 날이 오는구나 했었다.
토,일요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픈조를 했었다. 백화점 안에 위치한 키즈카페 였기 때문에 우리는 백화점 그룹이 규정하는 사원교육을 받았고, 네 달동안 매 주말마다 일찍 일어나 청소와 기구 정돈을 필두로 하루를 시작했다. 청소를 하고 있으면, 직원들 체조 안내방송이 있어서 체조하러 가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공기로 팽팽하게 만든 기구들 옆에 서서 아이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게 하기, 미끄럼틀 밑에서 위로 못 올라가게 하기를 비롯한 안전 관리와 다친 아이들 응급 처치, 백화점 안에 위치한 그 특성상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놀게 놔두고 쇼핑을 하러 가시기 때문에, 부모님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님에게 전화를 해주는 일 등을 했었다. 일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을 무렵부터는 정해진 시간이면 시작되는 페이스 페인팅처럼 손등에 페인팅을 해주는 행사가 있어 그것도 대타로 하기도 했고, 생일 파티를 하는 방에 인형탈과 인형옷을 입고 가서는 아이들과 사진촬영 하기도 했다. 이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인형탈을 썼는데, 겨울인데도 탈 속은 어찌나 덥던지 몸집이 큰 인형이었어서 옆에서 누군가가 보조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다. 그치만 기념 사진을 찍어 두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3월 개강을 하고 부터는 학술동아리에 들어가면서 주중에는 동아리 활동으로, 주말에는 알바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학점이...ㅠ) 따지는 거 없이 순수한 아이들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웃고, 그렇게 두번째 수능의 후유증을 잊을 수 있었다. 내게는 참으로 고마운 이십일 평생 나의 첫 아르바이트.
혹시나해서 덧붙이는 키즈카페 알바 정보.
∥시급? 주말은 주중보다 손님이 많이 왔기 때문에 주중보다는 시급이 높았습니다. 당시 최저임금이 4860원이던 때였는데, 주말은 시간 당 5000원을 받고 했던 것으로 기억.
∥점심시간? 항상 손님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점심시간은 없었고, 중간에 한명씩 돌아가면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1인당 10분~15분 정도로. 간식은 직원분들이 제공해 주셨어요.
∥특징? 앉아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섯시간 동안 서 있는게 다리가 아프고, 일이 별로 없을 경우 지루할 때도 있었는데(시계를 보면 겨우 5분 흘러가있고 그런..), 이는 곧 적응이 되어서 나중에 가서는 크게 문제 되지가 않았다. 아직 어린 아이들 화장실 같이 가주는거나, 예상치 못한 일들 처리해야하고 그런 잔일들이 많은데, 가기 전에 따로 준비해 가야할 것 없고, 노동을 요하는 일이라 정신적으로는 편하다! 내가 일했던 곳의 경우 규모가 커서 인지 식음파트와 안전파트가 나뉘어져 있어서 식음 담당에 대한 정보는 구체적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