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여행

[국내여행/전라남도] 1박2일 순천,여수 여행기

Rachel Lee 2013. 3. 4. 23:53

2013. 2. 26 ~ 2013. 2. 27

<순천만/여수 향일암>

 

 

 

 

 

복학도 다가오고 여러가지로 활력을 북돋아줄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계획하게 된 이번 여행.

게다가 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던 건 혼자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당일치기도 아닌데 막상 혼자 가려니 뭐가 그리 망설여지는지, 갈까말까 출발일 아침까지 고민한 것 같다

 

 

 

순천에 오후에 도착하여 바로 순천만 일몰을 보기 위해 순천역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67번을 타고 순천만생태공원에 내렸다. (짐이 무거우면 순천역 내에 고객안내센터에 짐을 맡기고 이동 가능하다. 오후 8시까지 운영)

 

내일로 성지라 불리우는 순천인데다가, 동계 내일로 시즌 막바지라 여행하는 내일러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 몰려있는 곳만 따라가면 되었다..ㅋㅋ

 

 

 

어쨋든 그렇게 도착한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먼저 자연생태관에 들어가 실시간 순천만의 모습을 cctv로 확인하고, 옆에있는 천문대로 갔다.

천문대는 내가 방문한 시간엔 프로그램 운영은 하지 않고 있었다. 순천만의 계절별 별자리와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가볍게 보고 갈대밭으로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을 따라 계속 걸었다.^^

 

 

 

 

 

 

 

 

 

 

 

순천만에는 장뚱어와 게가 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진짜로 게를 찾아보려고 뻘을 엄청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정말로 게들이 많았다.

아쉽게도 그 때는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갈대가 갯벌에서도 자란다는 사실은 처음알았다. 

 

 

 

 

 

 

용산 전망대에서 보는 순천만 일몰이 장관이래서 오르기로 계획을 했는데, 실제로 올라가보니 제대로 등산이었다..^^;

가는 도중엔 더워서 계속 부채질 하면서 올라가야했다. 그래도 가는 길에는 흔들다리도 있고 나름 재밌다.ㅋㅋ

 

그리고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 전망대는 3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순천만이 괜히 자연,생태 분야에서 유명한게 아니구나 싶었다.

규모도 굉장히 크고 장대했다.

 

아쉽게도 날씨가 흐린 바람에 해가 뜨지 않아서 일몰은 못 보고 한참동안 사진만 찍다 내려왔다.

(아, 전망대에 보면 엽서가 있는데 여기서 생각나는 사람이나, 미래의 나한테 간단한 엽서를 보낼수도 있다

느린 우체통, 빠른 우체통이 함께 있었다)

 

 

 

 

 사실 용산 전망대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혼자서 사진 많이 찍고 하기가 머뭇거려지기도 하고, 좀 적적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딱 전망대에서부터 완전 혼자인 것을 즐기게 되었다. 그래서 내려올 때부터는 그냥 너무너무 즐거웠다 내 상황이.

기분 변화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망대에서 구경하다가 나처럼 혼자여행 오신 분이랑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얘기도 잠시 나누고 한 덕이 큰 것 같다. 혼자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사람 만나기가 아닌가 새삼 느꼈다.

 

 

나는 혼자 다니는데에 개의치 않는 줄로 알고있었는데 아직까지 그걸 완벽히 즐기지는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왕 온거 볼거 열심히 다보고 내가 온 목적을 되새겨야지란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계속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그 때부터 이번 여행은 온전히 나를 위한 여행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혼자 열심히 사진 찍고 있으면 지나가는 분들이 먼저 찍어준다고 할 때도 있고, 나중엔 내가 찍어달라고 하는 데도 자신감이 붙었다!!

진짜 내가 여행을 다니고 있구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내려와서는 아까 전망대에서 만난 분이랑 또 미리 순천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한 분이랑 같이 순천만생태공원 앞의 식당에서 꼬막정식을 맛있게 먹었다^ㅇ^

 

 

그러고 다시 순천역으로 와서 여수EXPO 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여수로 가서 미리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가봐서 낯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되게 편했다.

같은 방을 쓰게 된 사람들이랑 서로 여행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잠시 나누다가 아침 일찍 일출을 보러가야 하기도 하고 피곤해서 더 못놀고 12시 쫌 넘어서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새벽 4시 50분 경에 기상하여, 간단하게 준비를 마치고 여수 향일함으로 가는 111번 버스를 타러 나갔다.

아직 세상은 한밤중이었는데,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분이랑 같이 향일암에 가게되어서 괜찮았다.

 이십 분여를 기다리니 마침내 버스가 왔고, 아직 어둠에 잠들어 있는 작은 도시에서 달빛을 받으며 버스 타고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마침 이때가 정월대보름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어서 달도 동그란 보름달이고,

돌산대교를 지날 때는 여수밤바다까지 같이 어우러져서 그림이 너무 멋졌다.♥

 

 

여수 111번 버스에는 신기하게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마다 버스의 앞과 중앙 천장에 부착된 전등 같은 곳에서 빛이 나오면서 브레이크 작동을 알려주었다.

 

 

 

 

 

 

정확히 50분을 달려서 도착한 향일암 정류장에 내렸는데, 아직 올라가야 할 길이 많았다.

유일하게 이 새벽에 문을 연 한 갓김치 가게에서 돌산갓김치를 맛보라고 주셔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밥생각이 났다.

계단 500개 정도는 올라갔던 거 같다. 그냥 계속 계단이 나온다.. 그래도 20분 정도만 오르면 마침내 향일암에 도착한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암자를 한번 둘러보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무리로 가서 나도 해가 뜨기를 기다렸는데 서서히 하늘이 밝아오더니 어느순간 해의 윗부분이 보이고, 갑자기 순식간에 해가 다 올라왔다.

 

 

 

해가 다 뜨는데 배 한척이 그림같이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그리고 대웅전에서 조금더 위로 올라가면 삼성각이 있는데, 아래는 삼성각에서 찍은 일출 직후의 모습!

 

 

 

 

 

 

 

 

 

이렇게 여수 향일암에서 보는 일출 일정까지 마치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서울에서 온 내일러분과 같이 여수역까지 걸었다. 그 지역을 아는데엔 역시 직접 걸어보기가 제일인 것 같다.

 

 

 

순천이 여행자들의 도시라면 여수는 낭만의 도시 라는 생각이 든다.

 

크게 기대를 하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얻어서 돌아온 것 같다.

이번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세상과 사람들. 모두모두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