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9
새벽 네시가 되기전, 숙소를 나와 택시를 타고 리스본 공항으로 향했다. 새벽에 엄청 질주를 했다.
나야 이번 한 번만 넘기면 그만이지만, 항상 질주하실 택시 기사분이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 상황에서.
리스본 공항 terminal2 오늘의 첫 비행기.
비행기 안에서 마지막으로 리스본의 일출을 보고, 자다 깨다 하다가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이상하게 모든 교통수단 티켓에는 도착시간이 나와있지가 않다. 그래서 안내방송만 나오면 '이제 내리는건가?' 하고 조금 긴장했다.)
잔뜩 흐린 하늘에선 당연하다는 듯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독일. 3년 전 품었던 꿈이었다. 비록 근접하게만 이룬 탓에, 이제야 이 곳 땅을 밟게 되었지만.
이제는 예전에 가졌던 크기 만큼의 의미를 잃었다 해도, 그래도,
여전히 나에게 독일은 다른 나라들과 같을 수가 없었다.
자기 길만 가는 듯 하면서, 무심코 건네는 친절을 보이는 함부르크 시민들.
숙소 앞에서 숙소를 못 찾고 헤매고 있는 나에게 길 건너편에서 '도와줄까?'하며 와주기도 하고,
눈이 마주치면 때때로 선한 미소를 건네기도 한다. 어쨌든 마냥 살갑진 않아도 어딘지 모르게 따뜻함을 감추고 있는 도시 같다.
사람들은 볼 거 없다고 많이 방문하지 않는 도시인데, 도시는 꽤 많이 컸다. 흔히들 말하는 '관광지'랄 것이 없긴 했는데,
내 여행은 오히려 관광지는 '굳이 안 보러 갈건데 가야만 할 것 같아서' 괜한 심적 부담감만 더하는 정도라-.^
동양인은 없고, 여행객도 없고, 온통 현지인 뿐인 것 같은 이 도시에선 나도 그냥 리옹에서 살 듯, 부산에서 살 듯, 보내다 가야할 것 같았다.
운동복을 가져 왔으면 저기 푸른 녹지대에서 달리기도 하고, 사람들처럼 자전거도 타고 다니고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조금.
@ townhall, Hamburg!
공항에서 시내로 나오는 지하철을 잘못 타가지고는 빙 돌아왔는데, 덕분에 함부르크 항구 내려다 보았고,
그 곳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의 분위기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실은 축제가 하는 줄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축제란다!! 이런거 좋아.ㅠ
내일 가야지 하고 오늘은 시청사와 알스터 호수 그리고 그 일대를 둘러 보았다. 편도 4~5km를 걸어야 하는 거리는데, 그냥 구경도 할 겸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밴드를 3개나 붙이고 돌아왔다... 언제 적응될래 신발..ㅠㅠ
더블린에서 맘에 든 청조끼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려서,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는데도
각 도시에서 H&M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서는 그 청조끼 찾아다니는게 일종의 관례가 되어버렸다.
@ 하리보 천국...♥
BIO COMPANY라 적혀있길래 왠 회사인가 하고 들어간 건물안에는 베이커리, 샐러드, 케밥 등등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를 연상케하는 가게들과
무엇보다 EDEKA가 있었고, 여기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하리보... 역시 원산지였다.
가격도 엄청 싸고, 종류도 엄청나다.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가 독일이었다면 다 쓸어오고만 싶었다.
시내로 걸어갈 때는 시장을 보았는데, 시장은 투박했다. 한 켠엔 TV가 있고 사람들이 모여 스포츠 경기를 보고 있는 듯 했으며,
자전거 고쳐주는 가게, 옷 가게, 그릇 가게.. 등등 생각지도 못한 독일의 시장이었다.
참, 시청사를 가려고 걷기 시작했을 때 쯤엔 날씨도 개었다. (순서가 뒤죽박죽..)
@ 함부르크 축제
방에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그대로 뻗었고, 후두둑 비내리는 소리에 깼더니, 쾅쾅펑펑 난리가 났다.
폭우에 천둥번개까지.. 했으나, 창을 열어 두리번 거리다 보니, 웬걸.. 불꽃축제다.
잠깐 찾아본 바에 따르면 함부르크 항구 5월 축제의 마지막날 밤에 불꽃축제를 한다는데, 내일 가려했는데 설마 끝난건 아니겠지?...
되게.. 길을 걸을 때도 스쳤던 생각이,
부산에 있는 듯한 착각을 묘하게 불러일으킨다는 거다.
부산에서도 못 해본 '창틀에 앉아 불꽃구경'을 여기서 다 해본다.
더불어 '젤리를 먹으면 낮잠을 자게 된다'는 이상한 징크스(?)는 오늘도 들어맞았다.
또또..!! 독일어 한참 공부할 떄 못 오고, 이젠 프랑스어가 언어영역을 지배하고 있을 때 와가지고
너무 많이 아쉽다. 이제와서 다시 독일어 하면 프랑스어를 다 까먹을 게 뻔하다.. 언어는 멀티가 안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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